커뮤니티 > 항공뉴스 > 순악질 그녀, 비행소녀 선언한 까닭

◇ 다음달 5일부터 10일까지 안산에서 열리는 제3회 경기국제항공전 홍보대사로 위촉된 김미화(47) 씨. 지난 14일 여의도 MBC 본사에서 만난 김씨는 항공전 홍보대사를 맡게 된 소감을 묻자 “설렌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에어쇼도 하고 비행전시도 하고. 볼거리가 많으니 봄을 즐기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달 5일부터 10일까지 안산에서 열리는 제3회 경기국제항공전 홍보대사로 위촉된 개그우먼 김미화(47) 씨. 지난 14일 여의도 MBC 건물 7층에서 만난 김씨는 항공전 홍보대사를 맡게 된 소감을 묻자 “설렌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라디오 생방송 일정으로 바쁘다고 엄살을 부렸지만 표정이 밝았고 인터뷰에도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응했다. 그는 항공전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치 타지로 여행을 떠나는 소녀처럼 들떠 있었다. “하늘을 나는 체험을 해 보고 싶다”고도 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답답한 일도 많고 행복하지 않은 일이 많잖아요. 뻥 뚫린 하늘에서 날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내 마음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고. 일단 제가 먼저 체험해 보고 싶은데요.”

‘비행소녀’ 하늘을 날다

◇ 김씨는 2인용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교육받고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 때 “정말 원 없이 비행기를 타봤다”고 말한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김씨는 평소 사회참여를 활발히 하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여러 사회문제에 대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개그우먼이지만 진지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최근 그를 둘러싸고 크고 작은 잡음들이 있어 도대체 김씨의 어떤 이미지가 비행기와 연결이 됐을까 사뭇 궁금했다.

“홍보대사를 맡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제가 예전에 경비행기 몰고 세계 일주하는 프로그램을 했었습니다. 지금 같으면 무한도전 같은 거죠. 백지연 씨가 미국까지 경비행기를 몰고 가면 김원희 씨가 두바이에서 받아서 아프리카까지 갖다 주고, 제가 다시 아프리카에서 미국까지 경비행기를 몰고 가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어느 기자 분이 그걸 기억하셔서 ‘김미화가 괜찮겠다’고 제안을 하셨나봐요.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겼던지…. 제의가 왔을 때는 ‘어, 제가 비행소녀인지 어떻게 아셨어요?’ 그랬죠.(웃음)”

뜻밖에도 김씨는 2인용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교육받고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때 “정말 원 없이 비행기를 타봤다”고 말한다. 이쯤 되면 “김미화가 왜 항공전 홍보대사를?”이란 의문에는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 이후로 경비행기를 조종해 본 경험은 있을까. 김씨는 “경비행기를 탈 수 있는 곳은 경기도 안산밖에 없는데, 일단 기회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아직까지 열악해서 경비행기가 일반인에게 보급이 확대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김씨는 “비행기를 탔을 때 느낌은 어땠냐”는 질문에 “청룡열차보다 백배는 재미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바닥이 뚫린 채 공중에 글씨를 쓰며 에어쇼를 펼치는 경비행기를 타고 교육까지 받았다”며 “온 몸을 꽁꽁 묶다시피 했지만 비행기가 호수 위를 날 때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비행기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했고 헬리콥터도 무서워했어요. 경비행기는 더더욱 경험하지 못했던 것인데 경비행기가 바퀴가 붙어있어서 비상 상황에서 매우 안전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비행기와의 남다른 인연으로 항공전 홍보대사를 맡게 된 김씨. 이번 항공전은 전 세계적인 항공기 130여대가 전시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에어쇼가 펼쳐질 예정이어서 특히 가족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엔 40만 명의 관람객이 항공전을 찾았다. 가족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기분 좋으면 ‘나 비행기 태우지마’ 이런 농담 하잖아요. 세계 각국의 비행기들이 와서 에어쇼도 하고 전시회도 하고. 특히 아이들은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 꿈이 있잖아요. 비행기를 보며 나도 저렇게 예쁜 비행기를 모는 조종사가 될테야 꿈도 꿀 수 있고. 가족들이 즐기기에 최고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 하늘 나는 꿈 꿀 수 있을 터”

◇ 5년째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에서 살고 있는 김씨. 경기도가 아버지 고향이기도 하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시골’까지 오게 됐다. 그는 “살아보니 경기도가 최고”라고 말한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김씨는 5년째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에서 살고 있다. 아버지 고향이 경기도이기도 하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시골’까지 오게 됐단다. 그는 “살아보니 경기도가 최고”라고 말한다. 그는 지역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동네주민처럼 경기도에 대해 이런저런 칭찬을 늘어놨다.

“제가 사는 곳이 발전이 더딘 곳입니다. 라디오 출연 때 도지사님이 ‘거기 돼지 많이 키우죠?’ 그러시기에 ‘아, 역시 도지사님은 다르시구나’ 싶었습니다.(웃음) 살아보면 좋아요. 삶의 질이 달라요. 물론 고속도로를 달려서 방송국에 왔다갔다 해야 하는 게 힘은 들어요. 하지만 그 대가로 좋은 공기와 맑은 물, 밤 하늘의 별, 달, 이런 예쁜 모습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김씨는 방송일로 분주한 가운데서도 어린이, 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바자회 등 경기도에서 하는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그는 “경기도에 비교적 어려운 분들이 많이 사시는 것 같은데 도에서 관심을 많이 두고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도 김씨는 아침저녁 서울로 출퇴근을 한다. 고속도로를 지나며 항공전 광고판을 볼 때마다 “저렇게 좋은 행사에 함께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한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김씨는 우선 항공전과 관련해 “다음달부터 트위터를 통해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대중들과 소통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다 먼 행보가 궁금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이 계획입니다. 제 꿈은 재미있는 할머니가 되는 거에요. 할머니가 이 사회에 쓴소리도 하면서 재미있게, 영원히 코미디언으로 남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이웃도 함께 도울 수 있으면 돕고 싶습니다.”

김씨는 재미있는 할머니로 경기도에 남아 지역 주민들과 문화홀 등 문화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한다. 10년, 20년 뒤 ‘재미있는 할머니’가 돼 있을 개그우먼 김미화. 소박하지만 주변을 돌아보고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