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오면 5월의 아카시아 향기가 그리워 집니다.
어릴적 휴일이 되면 동네 인근의 야산에 친구들과 함께
올라 봄에는 진달래 꽃을...5월이 되면 아카시아 꽃을
따먹었습니다.
코끗을 스치는 꽃향기와 입안에 맴도는 달콤함.
배가고파서...먹을것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꽃을 먹어야지 그해 봄이 왔다 지나갔음을 입과 코로
느껴야 했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 나는 꽃을 먹을 수 없습니다.
공해로 인해 유해한 것들이 묻어 있지는 않을까?
야생 짐승들로 인해 전염성 바이러스가 묻어 있지는 않을까?
왜 이리도 걱정이 많은지.........
지난 3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과 함께 산에 올랐습니다.
분홍빛으로 물든 진달래가 어릴적 기억을 떠올렸고...꽃 하나를
따서 입에 넣었습니다.
"아빠 왜?먹어요"
"이거 먹어도 되는거야"
"나도 주세요"
꽃에 벌래가 있는지...뭐라도 묻었는지 이리저리 살피고 난후
하나를 따서 아이에게 주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입에 넣는 아이는 한번 씹더니만 꿀꺽 삼켜 버립니다.
"아빠 정말 맛있다"
정말 진달래의 맛을 느꼈을까?
"5월이 되면 아카시아 꽃이 필 거야 그건 더 맛있어"
"아빠 아카시아 꽃도 먹어 볼래요."
"그래 조금만 기다려봐"
지금 오월이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나는 아들에게 아카시아 꽃을 따주지 못했습니다.
집 근처에 다다르면 진하게 풍기던 꽃향기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늘 아침 아카시아 나무에 갈색으로 말라 붙은 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5월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2009년 5월 나는 어떤 향기를 맡으며 지냈을까?
연이어 발생한 2건의 안타까운 사고.......
영정앞에 놓인 국화 향기를 맡으며
5월의 마지막 주를 맞이 했습니다.
비행으로 인해 운명을 달리하신 분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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